기획사가 음악을 제작하면 유통사는 서비스사에게 음악을 전달해 소비자인 리스너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유통사는 자본이 부족한 기획사에 투자를 하고, 기획사를 대리하여 음악을 유통하는데 그때 발생하는 유통수수료가 유통사의 가장 기본적인 수익 모델이다. 유통사의 투자팀은 아래와 같은 업무를 수행한다.
투자
기획사가 투자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을 제작하는 비용이 부족해서이다. 기획사는 음악을 제작할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를 교육하고 훈련시키는 데에도 비용을 쓰게 된다. 초기 비용이 의외로 많이 든다. 반면 수익은 그룹이 데뷔해 앨범 활동을 한 이후에야 발생한다. 그래서 부족한 음악 제작비를 채우기 위해 유통사에게 투자를 받는다.
제작비가 부족하지 않은 경우에도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케이스는 비용을 충당한다기보다는 유통사가 가진 프로모션 구좌를 보장받기 위해서이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곡씩 발매가 되고 이런 신곡을 진열할 수 있는 매대와 온라인 노출구좌는 한정되어 있다. 유통사는 이런 노출 구좌에 효과적으로 앨범을 노출하기 위해서 투자한 앨범을 적극적으로 푸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획사는 유통사의 강력한 홍보 프로모션을 이끌어내기 위해 투자를 받는 경우가 있다.
유통사가 투자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기획사의 수익 구조는 앞선 포스팅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High risk-High return의 구조이다. 대박 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쪽박이면 한 푼도 건질 수 없이 적자의 나락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유통사는 다양한 기획사로부터 음악을 공급받고 음악서비스사에게 음악을 판매해 그 사이에 발생하는 유통수수료를 수익으로 취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개별 앨범이 낮은 수익률이라 할지라도 전체 유통하고 있는 앨범의 수가 많아지면 전체 수익은 무시 못할 수준이 된다. 그러나 유통사가 다양해지고 회사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유통사는 비교적 수익률이 높은 기획사 투자 쪽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
앨범 투자 과정
유통사의 투자 담당자가 외부에서 정보나 소식을 접하고 기획사에 투자를 제안하는 경우와, 기획사가 유통사에게 투자를 요청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이때 유통사의 투자 담당자는 어떤 앨범에 투자를 할지 각 앨범의 기획안과 출시 예정인 곡의 데모, 안무 영상, 아티스트의 프로필,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 자료를 사전에 수집하여 투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기획사와 몇 차례 미팅을 진행하고 투자 심사를 진행한다. 예상 매출에 따른 투자 수익률에 대해서 검토하는 게 투자 결정 중 가장 큰 포인트다. 유통사의 수익은 예상 매출에서 투자금을 제외하고 발생하는데, 일정 비율 이상의 수익률이 기대되어야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이때 고려할 사항은 투자금에 대한 이자비용, 물류 대행료, 마케팅비용 등등이 포함된다. 단순히 매출과 투자금액의 차이나 유통수수료만으로 앨범의 투자 수익률을 계산해서는 안되며, 발매 시기와 투자금 회수 기일 엄수, 목표 수익률과 부실채권에 대한 대책 등 여러 가지 투자 성공률 향상과 투자 안전장치를 마련해 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회사 내부에서 검증과 심사를 마치고 투자가 결정이 나면 기획사와 유통사가 상호 간 계약서에 날인하고 투자금을 지급한다.
유통 계약
유통사와의 계약은 일반적으로 선급 투자 혹은 일반유통으로 이루어진다. 메이저 유통사나 기획사 혹은 플랫폼을 보유한 유통사인 경우, 자체제작 혹은 공동제작으로도 유통을 진행하기도 한다.
자체제작
기획사와 유통사 구조가 한 회사 안에 있는 경우 진행될 수 있는 방식이다. YG엔터테인먼트와 YG Plus,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J ENM과 Stone music entertainment 같은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회사는 내부에 유통팀과 제작팀이 모두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내부 제작팀 혹은 A&R부서에서 음악을 제작하고 곧바로 유통팀에서 유통을 담당할 수 있다. 사실상 한 회사에서 제작하고 발매 가능하기 때문에 계약을 체결할 필요는 없다.
공동제작
마스터권을 기획사와 유통사가 공동으로 나눠 갖는 계약 형태이다. 보통 절반씩 나눠 갖는 것이 보편적이나 조건에 따라 한쪽에 지분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 기획사는 마스터권의 일부를 유통사에 주는 대신 해당 제작비를 리스크 없이 모두 유통사로 투자받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하게 앨범을 제작할 수 있고, 유통사는 투자비에 대한 위험을 부담하긴 하지만 성공확률이 높은 앨범에 대해 마스터권을 가질 수 있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이다.
선급투자
일반적인 앨범 투자 계약의 형태이다. 음악은 전적으로 기획사에서 담당하고 유통사는 제작에 관여하지 않는다. 유통사는 기획사의 앨범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제작비를 투자하고, 매출이 발생하면 먼저 투자한 제작비를 상계하는 식이다. 투자금을 모두 상계한 이후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서는 유통수수료를 제외하고 기획사에 정산해 주게 된다.
일반유통
유통사가 기획사에 제작비를 투자하지 않고 단순히 유통만을 하는 방식이다. 유통사에서는 가장 리스크가 적은 방식이고 부담 없이 수수료를 통해 이득을 취할 수 있지만 시장성이 높은 앨범의 경우 타사에서 이미 투자를 하거나 공동제작을 하는 방식으로 선점하기 때문에 매출의 비중이 큰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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