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유통사는 제작된 음악을 기획사로부터 전달받아 음원의 경우 음원사이트(여기서는 플랫폼이라 칭한다.)로 제공하고, 음반의 경우는 도소매상으로 전달하여 앨범 홍보 및 프로모션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 음악이 판매되어 발생한 매출을 플랫폼으로부터 징수하여 기획사에게 정산하는 일도 하고 있다. 음반과 음원은 유통 경로와 성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유통사 내부에 음반 담당자와 음원 담당자를 따로 두고 업무를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사의 규모에 따라 한두 명이 동시에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 이 포스팅에서는 음원 유통만 다룬다.
음원 유통
투자 계약이 체결되고 투자금도 지급이 되면 앨범 발매 일정을 협의한다. 기획사가 발매 희망하는 시기를 대략적으로 유통사에 전달하면, 유통사는 가장 최적화된 시기를 결정하여 발매를 진행한다. 이때 일정을 고려하는 요인은 아래와 같다.
1) 방송 출연이나 무대, 공연 일정이 미리 잡히는 경우, 해당 활동 이전에 발매 일정을 잡는다. 발매된 이후에 활동을 해야 곡 스트리밍이나 구매로 원활히 이어지기 때문이다. 2) 타사의 경쟁팀, 혹은 큰 타이틀의 발매일정을 파악해 일정이 겹치지 않게 조율한다. 3) 유통사 내부에서 진행하는 투자 타이틀이나 우선순위 타이틀과 겹치지 않게 일정을 조율한다. 이러한 내, 외부적인 요인을 파악하여 기획사와 소통해 최적의 앨범 발매일을 정한다.
앨범 발매 일정이 확정되면 투자 담당자는 마스터 음원과 관련 자료를 유통사 내부의 유통팀에 넘긴 후 플랫폼에게 발매 공지를 보낸다. 유통 담당자는 발매자료를 기술적으로 검토하고 서비스사 등록 시스템에 자료를 업로드한다. 전달해야할 자료는 1) 마스터 음원 (mp3, wav, flac) 2) 재킷이미지 3) 앨범소개서 4) 메타데이터 5) 뮤직비디오와 심의필증, 티저 6) 가사 7) 아티스트 이미지 등이 포함된다.
앨범 발매는 하루에 두 번 이루어지는 게 보편적이다. 정오와 오후 6시다. 가끔 빌보드 차트를 노리는 대형 그룹은 금요일 오후 한 시에 발매하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이고 드문 케이스다. 한국에서 금요일 오후 한 시 발매는 미국 시간 기준 자정 발매를 의미하는데, 빌보드 차트 집계가 매주 금요일부터 차주 목요일까지 1주일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차트인하기 유리하도록 발매시간을 맞추는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자정 발매 역시 일반적이긴 하였으나, 지난 2017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원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한 권고에 따라 실시간 차트 집계 기준이 바뀌면서 오후 6시 발매로 바뀌게 됐다. 업계의 거국적 합의도 있었다. 실무자의 입장에서 자정에 모니터링을 하다보면 음원에 오류가 있거나 잘못된 데이터가 음원사이트에 노출되어 있을 때가 간혹 있는데, 자정이란 시간은 빠른 대처가 힘들기 때문이다.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 1) 기획사 담당자와 유통 담당자, 서비스사 담당자 모두 2) 0시에 깨어있어야 하며 3) 컴퓨터 앞에서 대처 가능한 상황이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탓이었다. (하지만 거국적으로 바뀌기 전까지 몇 년간은 자정 발매가 지속되어 왔는데, 정말로 갈아만든 업계가 아닐 수 없다. 필자가 기획사에 잠깐 몸 담고 있을 때엔 자정발매가 일상이었는데 모니터링을 끝내면 두 시였다. 퇴근도 그때 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
빌보드 차트인을 노리는 글로벌급 대형 팀 이외에 국내 탑급의 팀은 보통 오후 6시에 발매가 국룰처럼 굳어졌다. 특히 월요일 6시가 매우 치열한 일정인데, 이는 국내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의 순위 집계 방식 때문이다. KBS 2TV '뮤직뱅크'는 월요일부터 차주 일요일까지, MBC TV '쇼! 음악중심'과 SBS TV '인기가요'는 월요일부터 차주 월요일까지 각 앨범 순위를 집계한다. 따라서 월요일에 신보를 내야 집계 기간에 있어 손해 없이 온전히 성적을 반영할 수 있다 것이다. 또 오후 6시의 의미는 학생들과 직장인이 하교, 퇴근을 하면서 음원을 소비하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새로운 음원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서 그렇다. 업계 사람의 관점에서 보는 또 다른 이유는 '멜론 최신음악' 지면 노출이다. 멜론 노출은 아직도 유통 프로모션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 정오에 발매되면 이 구좌에 6시간만 노출되지만 오후 6시에 발매한다면 다음날 정오까지 18시간 동안 노출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작용해서 그렇다. 반면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인지도를 쌓아야 신인 그룹의 경우 발매가 몰리는 월요일을 피해 화∼금요일 정오에 신보를 내기도 한다.
'발매 모니터링 및 프로모션
하여간 어느 시간대이든지 발매를 하게 되면 유통 담당자들은 각 음원 플랫폼에 접속하여 해당 앨범의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를 체크한다. 보통 음원이 오류 없이 재생되는지, 앨범소개와 크레디트, 가사에 이상이 없는지, 아티스트 이미지나 재킷이미지가 등록된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지 등등이 체크리스트이다. 무언가에 문제가 생기면 유통 담당자는 그 즉시 플랫폼사의 서비스 담당자에게 연락하여 정정을 요청한다. 그리고 기획사에 그 즉시 내용을 공유하고, 플랫폼으로부터 추가적인 프로모션을 제공받을 수 있는지 협의를 거친다. 보통 플랫폼의 프로모션이라 하면 메인 단의 최신 앨범 구좌 노출, 혹은 웹 메인 배너 앱 띠배너 노출, 매거진과 연계한 이벤트 진행 등이 있다.
'음악비즈니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악 유통사가 하는 일 : 투자 (1) | 2023.06.04 |
---|---|
아이돌 기획사 공연사업팀이 하는 일과 콘서트 제작 (0) | 2023.06.02 |
K-pop 아이돌 기획사의 마케터와 팬 마케터 간 차이점 (0) | 2023.06.02 |
K-pop 아이돌 기획사의 궁금한 직무들 : 캐스팅 매니저와 비주얼디렉터 (0) | 2023.06.01 |
기획사의 실무자들 : A&R이 하는 일 (0) | 2023.05.30 |